[뉴스분석]북미정상회담 그 후 ‘현찰과 어음’

2018-07-31 3



뉴스분석 오늘의 에디터, 정치부 김성진 차장입니다. 김 차장, 오늘의 분석 키워드는 뭡니까?

오늘의 키워드 <현찰과 어음> 입니다.

[질문1] 북미정상회담 두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. 트럼프와 김정은, 서로 약속 얼마나 지켜왔는지 점검사항 먼저 확인해 볼까요.

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센토사 합의를 한 지 오늘로 꼭 50일째입니다.

여러 합의를 했지만 핵심은 '비핵화'와 '체제보장'입니다.

북한은 회담에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고 최근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그리고 미군 유해 송환에 나섰습니다.

반면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을 전면 중단했습니다.

[질문1-1]이렇게 봐서는 북한이 착실하게 하나하나 약속을 이행해온 것 같은데, 미국 왜 종전선언은 안 된다며 버티고 있는 겁니까?

북한이 줄곧 강조해온 것이 바로 '행동 대 행동'입니다.

자신들은 단계마다 물리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했다는 겁니다.

이제 미국이 최소한 전쟁은 끝났다, 더는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겠단 종전선언이라도 해야 한다는 겁니다.

반면 미국의 생각은 다릅니다.

3개의 깃털과 한미훈련 중단이란 납 한 덩이의 무게가 같은 순 없단 겁니다.

균형추를 맞추기 위해선 북한이 최소한 '핵 프로그램 리스트'는 제출해야 한다는 겁니다.

[질문2] 그러면 김성진 차장이 볼 때에도 북한 변하지 않았다, 그 워싱턴의 생각 정말 맞습니까?

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미 상원에 출석해 "북한은 아직도 여전히 핵물질을 생산 중"이라고 답했습니다.

미 국방정보국은 평양 남쪽 천리마 구역을 비밀농축시설로 지목하고 영변보다 두 배 많은 원심 분리기가 가동 중이라고 밝혔습니다.

여기서 3km 떨어진 곳에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만드는 잠진 미사일 공장이 있습니다.

게다가 평양 북쪽 산음동 병기창에선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화성-14 또는 화성-15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, ICBM 2기가 만들어지고 있단 정보도 공개됐습니다.

폼페이오 장관이 상원에서 구체적 언급은 피했지만 동해 신포에선 3천 톤급 잠수함 건조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, SLBM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.

질문2-1] 이처럼 북한이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뭔가요?

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부터 보시겠습니다.

[김정은 / 국무위원장 (신년사)]
"핵탄두들과 탄도로켓들을 대량 생산해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."

이후 김 위원장이 전향적으로 대화에 나섰지만 확실한 체제보장을 받아내기 전까지 내부적으로 핵무장 지시는 여전히 유효하고
일꾼들은 계속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.

또 미국으로부터 핵 포기 대가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도 게임 칩을 많이 쌓아 둘 필요도 있습니다.

[질문3]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 이런 상황 모르진 않을텐데 종전선언에 외교안보라인 총출동하며 매달리는 이유 뭡니까?

비핵화와 체제보장 복잡한 실타래 중에 그나마 쉽게 빨리 풀 수 있는 게 체제보장을 위한 종전선언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.

특히 종전선언은 현찰과 달리 만기가 없는 어음 같아서 주는 쪽, 즉 미국도 부담이 덜할 것이란 판단입니다.

다만 미국이 어음 발행 자체도 꺼리고 있어 우리가 계속 설득하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.

정치부 김성진 차장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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